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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ling and Floating
Pulling and Floating
2022. 07. 12 - 09. 01
2022. 07. 12 - 09. 01
정소영
Soyoung Chung

 

<텍토닉 메모리>는 2021년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열렸던 정소영의 개인전 <해삼, 망간 그리고 귀> 을 계기로 기획 편집된 책이다. 책의 제목 ‘구축된 (tectonic) 기억(memory)’은 2017년부터 진행된 정소영의 연작 (I_로맨스, II_이별, III_여정, IV_유령, V_단어들…)을 아우르는 대주제로서, 지질학적 역사가 구축하는 형태와 인간에 의해 구축되는 문화적 기호들의 상호 보완적인 역동성을 담아낸다. ‘텍토닉 메모리’는 정소영이 천착하는 조각적 경험의 구조적, 현상적 그리고 상황적 시차를 아우르는 사유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지리학적 그리고 지정학적 땅과 해안선을 따라 내면의 움직임을 반추하는 작가의 리서치와 작업들, 작가노트, 그리고 7명의 필자의 글이 담겼다.

 

출판회 속의 작은 전시 <Pulling and Floating>는 <해삼, 망간 그리고 귀>의 소식을 알렸던 드로잉 엽서에서 시작된다. ‘쉬지 않고 유동하는 우리의 사유는 무언가의 혹은 어딘가에서 끌어 당기는 힘과 함께 잠시나마 결실을 맺어 나가는 것 같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뒤늦게 이 작은 전시로 댓글을 달아본다. <텍토닉 메모리>의 출판을 기념하며, 로쿠스 솔루스는 보안여관에서 설치하고 전시(블루 플래닛, 2002.06.17-07.24)한 신작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물고기>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하고, 가파도의 시간을 기록한 <섬 연구> 드로잉 연작과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삶으로서 <네 다리>를 소개한다. 더불어 망간의 우주적 시간을 상대로 체스를 두는 <ISA>의 책상을 사무실의 책상들 사이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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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물고기, 2022. LE 10>의 선은 공간을 가르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며, 그 구부러진 곡선은 펼쳐지려는 보이지 않는 힘이기도 하다. 수축된 형상은 팽창하는 구조를 가질 수 있고, 팽창된 형상은 수축하는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물고기의 메시지 속에 우리는 구조와 형상 사이의에서 잠시 무중력을 경험하게 된다.

 

<섬 연구, 2018>는 가파도의 시간을 기록한 수채 드로잉 연작이다. 정소영에게 있어 평면 위에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은 입체에 몸을 동기화하는 조각의 공간을 구상하는 또다른 조각행위의 연장이다. 공간에서 발생하는 시각적 경험의 삼차원적 구조를 이차원적 구조로  잠시 붙잡아오는 정소영의 드로잉은 조각에서 지속되는 순환의 고리와 겹쳐지면서 조각의 제2의 언어가 된다.

 

<네 다리, 2021, ED 100>은 사전적으로 네 다리로 걷는 동물을 지칭하는 테트라포드(Tetrapod)로서 바다와 인간 사이를 중재하는 해양 건설물 방파제를 가리킨다. 동물과 건설물, 자연과 도시 사이에 존재한 경계물로서 네 다리의 삶을 상상하면서 제작된 이 에디션은 긴 시간 동안 파도가 들이치고 빠져나간 후 마모되고 퇴적되는 모래와 그 모래 위에 남은 바닷물의 흔적을 품은 삶. 생물과 무생물 중간의 삶을 상상한다.

 

<ISA, 2021>는 국제해저기구(International Seabed Autority)의 약자로서 지질의 긴 시간의 축적을 통해 형성된 ‘망간’의 우주적 시간을 감자 형태로 제작하고 마치 체스의 추처럼 이리저리 옮기는 인간의 자연/비인간/객체에 대한 윤리적 태도를 사유하게 한다.

 

 

Tectonic Memories, 2022
작가 정소영
편집 배은아, 정소영
글 권혁규, 네임리스건축(나은중, 유소래), 배은아, 원은지, 정소영, 정연심, 토비아스 스턴버그
디자인 김성렬
출판 미디어버스
ISBN 979-1190434-30-0
협력 원앤제이 갤러리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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